
제주도 외국인 전용 카지노 업계가 2025년 사상 최대 매출을 기록하며 눈부신 성장을 거듭하고 있습니다. 제주도 자료에 따르면 작년 도내 외국인 전용 카지노 8곳의 매출은 총 6,465억 원으로, 전년도 4,589억 원 대비 40.8% 증가했습니다. 입장객도 91만 3,890명을 기록해 전년 대비 37.8% 증가했습니다. 이에 카지노 매출을 기준으로 납부하는 관광진흥기금 역시 620억 원으로 확대되며 전체 기금의 60%를 넘어섰습니다. 그러나 폭발하는 카지노 매출과 달리 지역의 경기 체감은 사뭇 다른 모양새입니다.
폭발하는 카지노 매출, 안에서 닫힌 돈의 흐름
그러나 빛나는 성과와 달리 구체적으로 뜯어 보면 현실은 조금 다릅니다. 제주도 관광 산업의 구조는 엔데믹 이후 빠르게 변화했습니다. 대규모 단체 관광이 소규모 개별 관광으로 전환되어 개별 관광 비중이 91.9%까지 치솟았고, 20~30대 관광객의 비중이 51.3%를 차지할 만큼 절반을 넘어섰습니다. 하지만 폭발적인 수요에도 불구하고 그 성과가 지역 소비의 확산으로 이어지진 않고 있습니다. 매출이 빠르게 증가하는 상황에서 그 증가분이 지역 전반으로 퍼지지 않고 있는 것입니다.
현재 외국인 관광객이 복합 리조트를 찾아 복합 리조트를 중심으로 한 소비가 강화되며, 복합 리조트 외부에서 소비하는 비중이 크게 줄었습니다. 숙박과 식사, 쇼핑, 카지노까지 한 곳에서 모두 이용할 수 있는 복합 리조트의 존재 때문에 소비가 복합 리조트 밖으로 빠져 나오지 못 하고 그 안에만 머무릅니다. 늘어난 관광객과 별개로 지역 전반에 확산되지 못 하는 소비 흐름은 한국은행 제주본부의 2026년 1분기 모니터링에서도 지적된 사항입니다.
외국인 관광객의 돈이 지역 사회 소비로 이어지지 않으며, 도민들의 시선도 곱지 않습니다. 제주도가 작년 말 도민 1,000명을 상대로 실시한 ‘외국인 전용 카지노 인식조사’에서는 도민들의 절반 이상이 관광객 증가와 소비 확대, 고용 창출 등의 경제적 효과를 긍정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하지만 사행 심리 조장과 교육 환경 침해, 지역 이미지 훼손 등을 이유로 카지노 산업을 규제해야 한다는 의견(39.5%)이 지원 강화를 말한 의견(30.8%)보다 높게 나타났습니다.
기울어진 시장, 중소 카지노는 호황 체감 어려워
기형적인 시장 구조 역시 문제입니다. 현재 제주도에는 총 8곳의 외국인 전용 카지노가 위치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제주공항 인근의 드림타워 리조트가 제주 카지노 전체 매출의 60~70%를 차지하고 있으며, 두 번째인 신화월드 레스에이카지노까지 더하면 두 곳이 전체의 80% 이상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균형 잡힌 시장 구조와는 동떨어진 모양새입니다.
게다가 접근성이 좋은 시내에 위치한 복합 리조트 카지노가 전체 카지노 입장객의 절반 이상, 매출의 60% 이상을 차지하며 관광지에 위치한 중소 규모 카지노의 매출은 심각한 수준에 이르렀습니다. 최근 중화권 관광객을 중심으로 대규모 단체 관광에서 소규모 개별 여행으로 트렌드가 변화하였고, 복합 리조트를 중심으로 소비가 이루어진 탓입니다. 이렇게 수요가 특정 시설에 집중되며 단기간에 독점 구조가 변화하기란 어려울 것으로 보입니다.
제주 시내권의 한 중소 카지노 업계 관계자는 “입장객이 증가했다는 통계와 달리 현장 체감은 다르다”고 잘라 말한 뒤 “고객과 정킷 에이전시가 특정 시설로 집중되는 흐름이 강하다”고 언급했습니다. 또다른 업계 관계자는 “전체 카지노 시장 매출이 폭발했다는 평가와 달리 중소 규모 카지노는 이러한 흐름을 온전히 체감하기 어려운 상황”이라 말했습니다.
시장 균형을 위한 체계적인 중장기 계획이 필요한 시점
중소 카지노의 상생을 위한 요구는 명확하지만, 단순하지 않습니다. 관광객이 특정 시설에 계속 머무르지 않고 지역 상권으로 이동할 수 있도록 동선을 재설계해야 한다는 것, 그리고 중소 카지노를 체험·문화형 관광 자산으로 전환하여 그 수익이 지역으로 환원되는 구조를 강화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제주도 역시 이런 상황을 모르고 있는 것은 아닙니다. 제주도는 외국인 전용 카지노에 대한 관리·감독 강화와 카지노 산업 육성에 초점을 맞추는 한편, 카지노 산업 전반을 재정비하기 위한 목적으로 ‘제3차 카지노업 종합계획(2027~2013년)’ 계획 수립에 착수했습니다. 제3차 카지노업 종합계획에서는 글로벌 경쟁력 강화와 카지노 디지털화, 카지노 전문 인력 양성 및 관리·감독 체계 고도화 등이 주요 과제로 제시됐습니다.
다만 이번 제3차 종합계획 역시 산업 경쟁력과 관리 체계 정비에 초점을 맞추고 있을 뿐입니다. 제주 카지노 산업의 독점적 구조, 소비 흐름의 단절과 같은 구조적 문제를 어떻게 풀어낼 것인지 여부에 대한 고민은 찾아보기 어렵습니다. 그렇다고 해서 카지노업 육성을 등한시하고 지역 상생과 시장 균형만 찾을 수도 없는 노릇입니다. 카지노 업체들이 매출의 약 10%를 납부하는 관광진흥기금은 제주 관광 산업 육성을 위한 핵심 재원이기 때문입니다.
한 카지노 업계 관계자는 “지금의 정책은 성장의 결과를 설명하는 데 머물러 있다”고 말하며, “가장 중요한 것은 그 성과(돈)가 어디로 흘러가고 누가 체감하느냐 문제”라고 지적했습니다. 이어 “관리·감독도 필요하지만 현재는 시장 구조가 지역으로 연결될 수 있도록 어떻게 풀어나가야 할지 고민이 필요한 시점”이라 말했습니다. 깊은 고민과 현장 사정을 반영한 정책이 아니라면 지금과 같은 흐름이 반복될 수밖에 없다는 지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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